분자생물학 실험에서 DNA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분자입니다.
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기 때문에, 연구자들은 DNA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죠.
오늘은 DNA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아가로스 겔 전기영동(Agarose Gel Electrophoresis)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.
![[기초 분자생물학 실험 시리즈] 2편. 전류로 DNA를 분리하다: 아가로스 겔 전기영동의 원리와 분석법](https://blog.kakaocdn.net/dna/c6GyzN/btsRbkGJFqJ/AAAAAAAAAAAAAAAAAAAAAPjRdl9kwkJpfynSKz-uWLGJhfMO5Ps6HavXlcx8Xt_l/img.png?credential=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&expires=1761922799&allow_ip=&allow_referer=&signature=v6hbEUmzqWPrGjmHFUtjercyFp4%3D)
1. 전류로 DNA를 ‘눈에 보이게’ 만들다
전기영동은 말 그대로 ‘전기를 이용해 이동시키는 실험’입니다.
DNA는 인산기 때문에 음전하를 띠고 있어, 전류를 흘리면 양극 방향으로 이동합니다.
이때 DNA를 젤리 같은 매질(겔) 속에서 이동시키면, DNA 조각의 크기(size)에 따라 이동 속도가 달라집니다.
그 결과, DNA가 띠(band) 형태로 분리되어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즉, 전기영동은 DNA의 존재와 크기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, PCR이나 클로닝 실험 결과를 검증하는 필수 단계입니다.
2. 아가로스 겔 전기영동의 원리와 절차
① 겔의 원리
아가로스(agarose)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다당류로, 물에 녹여 식히면 젤리처럼 굳습니다.
이 젤리 속에는 미세한 그물망 구조가 있어, DNA 조각이 전류에 따라 이 틈 사이로 이동합니다.
작은 DNA는 구멍 사이를 쉽게 통과하지만, 큰 DNA는 저항을 많이 받아 덜 이동합니다.
이 차이를 이용해 DNA의 크기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.
② 전기영동 과정
1) 겔 제작: 아가로스 분말을 완충용액(TAE 또는 TBE)에 녹여 겔을 만듭니다.
2) 시료 주입: PCR로 증폭한 DNA 샘플을 로딩 버퍼와 섞어 웰(well)에 주입합니다.
3) 전류 인가: 음극에서 양극으로 전류를 흐르게 하면 DNA가 이동합니다.
4) 염색 및 관찰: 전기영동이 끝나면 염색(예: SYBR Safe, EtBr)을 통해 DNA 밴드를 관찰합니다.
③ 밴드 해석
밴드의 이동 거리를 DNA 크기 마커(ladder)와 비교하여, DNA 조각의 크기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.
예를 들어, 500bp(염기쌍)의 DNA는 1000bp보다 더 멀리 이동합니다.
3. 응용과 연구 활용
아가로스 겔 전기영동은 단순히 DNA를 “보는” 실험이 아닙니다.
그 결과를 통해 연구자는 실험의 성공 여부, DNA의 순도, 크기 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.
- PCR 확인: 특정 유전자가 제대로 증폭되었는지 확인
- 제한효소 절단 확인: DNA가 의도한 위치에서 잘렸는지 확인
- 클로닝 검증: 삽입된 유전자의 크기 및 형태 확인
뿐만 아니라, RNA나 단백질 분석에서도 변형된 전기영동 기법(SDS-PAGE, Northern blot 등)이 사용됩니다.
즉, 전기영동은 모든 분자생물학 분석의 기본 언어이자 시각적 검증 도구입니다.